Blog/코멘터리

'K-뷰티'는 원산지에서 마케팅 카테고리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작성자

최용석

서울에서 이름을 딴 스킨케어 브랜드에 관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의 답이, 그 브랜드 자사 웹사이트 "Our Manufacturing Process" 항목에 적혀 있습니다.

"저희 제품은 한국에서 만드나요? 아닙니다. 100% 미국 최신 시설에서 생산합니다."

2016년 미국에서 창업한 미국 회사 SeoulCeuticals입니다. 같은 페이지에 "소유주는 한국인이 아니다"라고도 분명히 적혀 있습니다. 스네일 뮤신, PDRN, 인삼, 쌀겨, 병풀을 한국에서 조달하고, 한국인 제품 개발 컨설턴트와 협업하며, 아마존에서는 K beauty로 표기된 리스팅으로 판매합니다.

숨긴 것도 없고 불법도 아닙니다. 바로 그래서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름표가 나라에서 떨어져 나왔습니다

지난 10년간 'K-뷰티'는 원산지의 다른 말이었습니다. 한국 회사가, 한국에서 배합해, 세계로 수출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이제 그 연결은 선택 사항이 됐습니다. 베를린, 헬싱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브랜드들이 한국의 제조, 한국의 원료, 한국어에서 딴 이름 위에 브랜드를 세우고 그 결과물을 K-뷰티라고 부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네 곳을 1차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드러난 것은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선이 아니었습니다. 스펙트럼이었고, 그 위의 모든 지점이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었습니다.


브랜드

본사

한국 제조

한국 소유

Yepoda

독일 베를린 (2020)

예 — "모든 화장품은 최고의 K-뷰티 전문가들이 한국에서 만듭니다"

공동창업자가 네덜란드계 한국인. 회사는 독일 법인

hwarang'

핀란드 헬싱키 (2023)

예 — 한국 제조사와 공동 개발

아니오 — 핀란드 법인 Baestyle Oy 소유

rini

미국 (2025.11)

예 — "자랑스럽게 한국에서 제조", 한국 소아 전문 배합사·연구소와 공동 개발

공동창업자 3인 중 1인이 한국계. 회사는 미국 법인

SeoulCeuticals

미국 (2016)

아니오 — "100% 미국 시설 생산". 핵심 원료만 한국 조달

아니오 — 브랜드 표기 그대로 "소유주는 한국인이 아님"

무지 화장품 용기를 든 손 클로즈업. 패키지에 인쇄된 유일한 문구가 'MADE IN KOREA'입니다

네 곳 중 세 곳은 실제로 한국에서 생산합니다. 원산지 표시도 정확합니다. 미국 세관은 수입품에 실제 원산지 표기를 요구하고, 이 제품들의 "Made in Korea"는 주장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작명도 같은 패턴입니다. Yepoda는 '예쁘다'에서, rini는 '어린이'에서, hwarang'은 신라의 화랑에서 왔습니다. 한국 회사가 아닌 기업들을 위해 한국어가 마케팅 노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국 브랜드가 실제로 경계해야 할 유형

네 곳 중 한 곳은 결이 다르고, 그 한 곳이 들여다볼 가치가 있습니다.

hwarang'의 소유주는 헬싱키에 등록된 핀란드 법인 Baestyle Oy입니다. 이 회사의 본업은 제조가 아니라 유통입니다. 핀란드 최대 쇼핑몰들에 매장을 둔 K-뷰티 리테일 체인 Yeppo & Soonsoo를 운영하고, 온라인 스토어를 함께 굴리며, 2024년에는 스웨덴에도 매장을 열었습니다. 한국 뷰티 브랜드를 유통하던 회사가, 자기 브랜드를 만든 겁니다.

hwarang'은 한국 제조사와 함께 개발했고, 브랜드 스토리 페이지는 그 기원을 전부 한국 역사로 서술합니다. 신라의 화랑, 한방 목욕 문화, "조상들이 전한 최고의 한방 비법"까지요. 핀란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 매장에서 그 제품을 집어 든 소비자에게는, 이 브랜드가 지금 그것을 팔고 있는 리테일러의 것이라는 신호가 전혀 없습니다.

밝은 북유럽 뷰티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제품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선반의 패키지는 모두 무지입니다

유통사 PB 전략이고, 다른 카테고리에서는 이미 익숙한 문법입니다. 유통사가 무엇이 팔리는지 지켜본 뒤, 같은 제조사와 자기 버전을 만들어 더 좋은 매대 자리에 놓는 방식이죠. 여기서 그게 작동하는 이유는 'K-뷰티'라는 카테고리 이름을 원하는 누구나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테일러가 한국 회사일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 공장과 적절한 단어만 있으면 됩니다.

한국 브랜드 입장에서 실질적인 함의는, 유통 파트너가 이제 우리 판매 데이터를 아주 잘 이해할 동기를 갖게 됐다는 점입니다. 유통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애초에 매대에 오르게 만든 수요를 브랜드가 직접 쥐고 있어야, 그 관계에서 협상력이 우리 쪽에 남는다는 얘기입니다.

왜 합법인가

샴페인은 보호받습니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도 보호받습니다. 둘 다 지리적표시이고,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그 이름을 쓰면 법적 책임이 따릅니다.

'K-뷰티'는 보호받는 명칭이 아닙니다. 인증표장도 지리적표시도 아닌 비공식 시장 용어이고, 누가 쓸 수 있는지를 관리하는 등록부가 없습니다. 한국은 2005년 7월부터 상표법상 단체표장으로 지리적표시를 보호해 왔지만, 그 틀은 특정 지역 산품을 대상으로 하지 수출 시장이 스스로 붙인 산업 별명을 대상으로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합법적으로 K-뷰티라고 부를 수 있는가"의 답은 짧습니다. 가능합니다. 누구나 가능합니다. 문이 없고, 문 앞에 선 사람도 없습니다.

한국 브랜드가 치르는 비용

지금까지 한국 뷰티 브랜드로 미국에 도착하는 일에는 선행 이점이 따라왔습니다. 카테고리 이름표가 브랜드 대신 일을 해줬습니다. 소비자가 라벨을 읽기도 전에 배합 수준, 성분 혁신, 가격 대비 성능에 대한 기대치를 미리 전달해 줬으니까요.

한국 회사가 아닌 브랜드로 카테고리가 채워질수록 그 이점은 줄어듭니다. K-뷰티라고 적힌 매대 앞에 선 소비자는 어느 제품이 한국 브랜드이고 어느 것이 베를린이나 플로리다에서 왔는지 구분할 수 없고, 점점 굳이 구분할 이유도 느끼지 않습니다. 이름표가 필터 기능을 잃는 겁니다.

남는 것은 이름표 아래의 전부입니다. 어느 연구소가 그 제형을 개발했는지. 어떤 성분을 따라간 게 아니라 처음 열었는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고 빠르게 움직이는 스킨케어 시장인 한국 소비자가 그 제품에 대해 출하 전에 이미 내린 결론이 무엇인지.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하고, 한국어처럼 들리는 이름으로 출발한 브랜드는 가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문제는 그중 무엇도 저절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서울에서 통하는 브랜드 스토리는 미국 피드로 그대로 옮겨지지 않습니다. 기준점도, 반론도, 어휘도 전부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비자가 이미 쓰는 언어로 다시 지어야 합니다. 미국 진출 플레이북크리에이터 시딩에서 다룬 문제와 같은 문제입니다.

이 사안에 대한 가장 쓸모 있는 말은 스펙트럼의 끝에서 나왔습니다

네 곳 중 유일하게 한국 밖에서 생산하는 SeoulCeuticals는 같은 페이지에서, 자사가 진짜 한국 뷰티 브랜드인지 묻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밝히면서 "그 질문이 나오는 것이 반갑고", "업계에서 더 자주 물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맞는 말이고, 그 질문에서 가장 얻을 것이 많은 쪽은 한국 브랜드입니다. 카테고리 이름표가 답해주기를 멈추면, 답은 브랜드가 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Yepoda는 한국 브랜드인가요?

아닙니다. 2020년 베를린에서 창업한 독일 법인이고, 공동창업자 한 명이 네덜란드계 한국인입니다. 제품은 한국에서 생산합니다. 한국에서 만드는 독일 브랜드이지, 한국 브랜드는 아닙니다.

SeoulCeuticals는 한국에서 만드나요?

아닙니다. 자사 웹사이트에 제품을 "100% 미국 최신 시설에서 생산"한다고 명시했고, 소유주도 한국인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스네일 뮤신, PDRN, 인삼, 병풀 등 핵심 원료만 한국에서 조달합니다.

한국 회사가 아닌 곳이 K-뷰티라고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요?

없습니다. 'K-뷰티'는 지리적표시도 인증표장도 아니어서 사용을 제한하는 등록부가 없습니다. 제품에 표기하는 원산지는 별도로 규제받고 정확해야 하지만, 마케팅 카테고리 자체는 열려 있습니다.

hwarang'의 소유주는 누구인가요?

헬싱키에 본사를 둔 핀란드 법인 Baestyle Oy입니다. 이 회사는 K-뷰티 리테일 체인 Yeppo & Soonsoo도 함께 운영합니다. 제품은 한국 제조사와 개발하지만 회사는 한국 회사가 아닙니다.

K-뷰티 브랜드가 한국 브랜드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세 가지를 따로 확인하세요. 본사가 어디인지, 소유주가 누구인지, 제품을 어디서 만드는지. 이 셋은 서로 다를 수 있고, 가장 투명한 브랜드는 셋 다 공개합니다.

한국 브랜드로 미국 시장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BAZZAAL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하는 한국 회사입니다. 브리프는 한국어로 받고, 실행은 미국 현지 문법으로 하고, 보고는 본사가 기대하는 형식으로 드립니다. 영업팀 문의: info@bazzaal.com

본문 이미지는 AI로 제작되었습니다.

Written by

최용석

Chief Business Officer

Chief Business Officer at BAZZAAL. 15+ years of zero-to-one go-to-market execution across Korean and US markets, now leading growth for K-beauty brands entering the US from Los Angeles and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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